2021년 05월 23일
[일기]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석가탄신일에는 남편 없이 준이 데리고 오빠네랑 워터파크에 갔다.
토요일에는 남편 없이 준이 데리고 동네 반 친구들이랑 놀아줬다.
일요일에는 남편 없이 준이 데리고 여의도 공원 가서 어제 친구랑 자전거 탔다.
남편이 놀았다고 타박하는 건 아니다. 그냥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어서 했을 뿐이다.
바쁘게 움직였다.
일도 줄어든 상태라서 밀린 일도 처리했다.
네이버 블로그도 계속계속 썼다.
손님 치른다고 음식 준비도(요리 말고 장 보기) 했는데 캔슬 됐다.
밥 차려 먹고 대충 치우기도 다 했다.
일요일 오후 7시다.
가슴이 벌렁거리기 시작했다.
밀린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뒤적거려보아도 가볍게 보고 싶은 게 없다.
궁금한 작품은 있는데 그걸 보고 있기는 힘들 거 같고 "보고나서 재밌었다"가 되고 싶은 느낌이다.
만화도 보고 싶은 게 없다.
그렇다고 일주일치 블로그를 써둘까, 그러고 싶지도 않다.
그렇다고 방 정리나 설거지를 할까, 그러고 싶지도 않다.
게임도 하고 싶지 않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느낌이다.
그런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일기장을 펼쳤다.
무언가가 잘못되었다.
고개를 돌리면 할 일이 있는데 외면한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아무것도 선택을 못하고 있을 뿐이 아닌가.
몸무게가 최고점을 찍고 있다.
배가 고프지 않는데 자꾸 먹는다.
먹고 나서 또 다음 것을 먹고 또 먹는다.
배가 부른데도 허전하다.
나가서 달려야 하나.
그것밖에 없나.
8신데 이모님이 안 오셨다.
일단 설거지부터 해야겠다.
그 다음에 귀를 음악으로 채우고, 걸어봐야겠다.
간밤에 끔찍한 기분의 꿈을 꾸었다.
수면약은 도움이 안 되고 있는 듯하다.
# by | 2021/05/23 20:01 | I am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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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가슴이 벌렁거리고 눈길 닿는 곳마다 할 일이 있는데 할 수가 없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