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17일
[Singapore Sling] 싱가폴 식도락 파이터::2

전날 발맛사지도 받았겠다 늘어지게 잔 우리들은, 2시반 예약한 애프터눈 티에 늦지 않기 위해 서둘러야할 정도였다.
"내가 릿츠 칼튼에 가는 날에는 꼭 비가 오더라." 윤희의 말대로 하늘엔 구름이 잔뜩 껴 있었다. 타는 듯한 햇빛을 예상하고 나온 것치고는 너무 시원해서, 호텔 로비에 자리를 안내 받아 앉을 때쯤에는 어째서 윤희가 저 따뜻해보이는 니트를 입고 왔는지 알 것 같았다. 뭔가 무릎 덮개로 쓸 게 없느냐고 물어 숄을 받았지만, 잽싸게 옆으로 밀어내야만 했다. 물론 부페를 개시하기 위해서!! * _ *
여러 관광책자에도 소개되어 한국인이고 일본인이고 널리 알려진 듯한 이곳 애프터눈 티는 간단한 요기거리와 디저트가 함께 있는 부페인데, 날마다 테마가 다른데 하필이면! 지금이 초콜렛 테마라고 한다 음하하하 마치 내가 올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천장은 높다랗고 바깥은 열대정원 같은 분위기에 생음악이 연주되고. 일요일 우아한 오후의 홍차. 꺄악 > ㅁ <
* CHIHULI Lounge @The Ritz-Carlton Hotel
~ Bernardaud Afternoon Tea (부페의 내용을 차마 다 적을 수 없어서 사진으로 소개.. 츄릅 *ㅠ*)
특별히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또 소화를 시키기 위해 아이쇼핑을 나선다! 이번에는 오챠드 로드로 고고씽. 수많은 세계 유명 백화점과 쇼핑센터가 줄줄이 이어진 오챠드 로드는 사람이 바글바글. 그걸 다 돌 일은 없고 키노쿠니야, 일본계 서점에 들르기 위해 Ngee Ann city에 간 것은 기억난다. 거대한 규모에 온갖 책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코너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번에는 특히나 그래픽 노블이 눈에 들어오더라. 왓치맨, 엑스맨! ㅎㅎ 물론 스타워즈나 스타트렉 같은 계열도 여러 권이 있었다. 만화책도 많은데 일본 원서는 우리나라가 100엔 1000원꼴일 때 12~13배 받는다면, 여긴 최소 20배를 받는다! 신기하게 없는 게 없는 듯 풍요로우면서 가격은 또 심하게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잠시 윤희가 손 씻으러 간 사이 "난 여기서 구경하며 기다릴게~"하고 들어간 옷가게가 어쩌다 보니 Marc by Marc Jacobs. 오옷, 실제로 옷을 구경해보긴 처음이야! 가격표를 보며 허허허허 웃으며 빙 도는데 어떤지 마음에 드는 드레스 발견! 헐렁하니 몸매를 가려주면서도 태가 나고, 너무 얇지 않으면서 무겁지 않은 반짝거리는 감에 심하게 얄쌍하지도 않아! 이런 건 보면 살 마음이 없어도 입어줘야 하는 거야 ㅎㅎ 탈의실이 넓다란 데다 거울도 있어서 기념으로. 이렇게 지름신을 방지하고 재미만 남기는 거라고 ㅎㅎㅎ
아까 마감시간인 5시가 되도록 2시간반 동안 열심히 먹었기에 예약시간을 미루고도 배가 덜 꺼진 7시에 또 저녁을 먹으러 택시를 탄다. 싱가폴에서는 정해진 장소에서만 택시를 잡을 수 있고, 줄 서는 것도 꽤 엄격하다. 그래서 대부분은 콜택시를 부르는데, 그 콜비를 받으려고 택시들이 일부러 가만히 서 있다가 연락만 기다리느라 밤에는 줄 서 있어도 택시를 못 잡을 때가 많다고 한다.
또 재미 있는 건 요금제다. 콜을 부르면 부가요금이 약 3000원. 거기다가 주말엔 추가요금. 도심에서 추가요금. 심야에 추가요금. 그런 식으로 붙는 게 많아서 택시비에 뜨악하는데, 이곳 사람들은 그걸 당연하다는 듯이 낸다! 전날 식당에서 경악했던 것도, 테이블에 셋팅되어 있던 단무지와 땅콩, 거기에 찻잔에 따라준 물, 그리고 하나 더 갖다 달라고 한 물수건까지 일일이 가격에 덧붙는다는 사실이었다. 여기에 서비스 요금과 부가세까지! 아니 그럼, 테이블에 놓여 있던 땅콩 안 먹으면 돈 빼주남?
일단 얼마의 돈을 내고 거기에 덤으로 하나 더, 끼워팔기, 그런 게 마음 놓이는 흥정의 방식인 우리나라 사람에게 이런 추가에 추가 붙는 요금제는 너무나 부담스럽다. 하지만 싱가폴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전혀 반감을 느끼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낸다. 꼭 그 사람들이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그런 식으로 금전 계산의 시스템이 머릿속에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사람마다 문화마다 사물을 받아들이고 사실을 인지하는 프로세스가 다를 뿐이다. 팁을 안 주는 문화에서는 팁을 주는 문화에 가서 도저히 그 사실이 이해가 안 나고 지갑에 손이 안 가기 마련이듯이. (솔직히 서비스 차지도 이해가 안 가지 않는가? 음식값에 다 포함되어 있다고 믿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같은 제품이라도 나라마다 마케팅이 얼마나 달라야 하는지 재미나고, 당연하다고 믿었던 많은 것들이 얼마나 또 다른지 떠올라 웃어버리게 된다.

~그레이프후르츠쥬스, 크림 고로케, 멘타이 모찌 몬쟈야끼, 믹스 다마 오코노미야끼
몬쟈야끼는 정말 오랜만이야! 2004년 텐진코아에서 나카노상과 슈우와 함께 먹었던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나? 사실 정말 생긴 것도 역하고 딱 떠올렸을 때는 빈약하니 무슨 맛인가 싶은 게 몬쟈야끼다. 하지만 막상 먹기 시작하면 야금야금 자꾸 손이 가고 자꾸만 생각나는!! "오꼬노미야끼를 모듬으로 시키니까 몬쟈는 뭘 시킬까?" 하고 묻는 윤희에게 "그냥 평소에 너 잘 먹는 걸로 추천해줘~"라고 말했는데 그 빽빽하게 채워진 메뉴(종류가 걍 요리별로 수십 가지씩이다) 중에 딱 내가 눈길을 준 멘타이 모찌(명란젓과 떡)를 고를 줄이야! >ㅁ< 이번 여행은 정말 현지인의 베스트 그대로 메뉴를 고르니까 맘이 편하다! 그러면서도 내 취향과 딱 맞아떨어지니 이 어찌 기쁘지 않으리오.(크림 고로케는 정말 환상이었다) 이러니 Olu가 "너네 정말 잘 먹는다" 혀를 찼을 때 "That's why we are friends."라고 뿌듯하게 대답할 수 있다 ㅎㅎ
역시 2시간 소화시키고 또 밥을 먹은 것은 좀 무리였나? 저녁 먹은 것까지 소화시키려면 좀 열심히 돌아다녀야겠다 싶어 근처의 Great World City에 가서 또 아이쇼핑. 음반과 비디오를 파는 곳도 구경했는데, 으아, DVD 타이틀도 상당히 비싸다! 아주 싸게 판다는 게 3장에 5만원 가격. 우리나라에서라면 3000원 특가로도 나올 수 있는 케이스에 DVD 한 장 델룽 들어 있는 것들이다. 스페셜 에디션 같은 건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같은 영화라도 전혀 다른 느낌의 포스터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꽤 신기했다.
집에 돌아와서는 윤희네 건물에 딸린 시설 투어! 이곳에서는 수영장 등이 딸린 주거 시설을 콘도라고 부른단다. 1층에서는 도어맨이 문을 직접 열어주고, 카드키를 찍어야만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고, 8층에는 헬스시설과 스파와 수영장 두 개와 테니스 코트가 있고 34층인가에는 바베큐 시설에 라운지에 블루레이 플레이어까지 완비되어 있다니! T~T (회사의 housing 덕택에 45만원 정도만 직접 부담하고 있단다) 멋쟁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와서 윤희는 런닝머신을 뛰고, 나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싱가폴의 야경을 만끽하는 밤.
# by | 2009/06/17 02:19 | I remember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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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해야겠다.
사진만 봐도 너무 좋다>.<
그나저나 위 내시경은 잘했나..
우리 언니도 엊그제 했는데 힘들어 하던데;;
위 내시경 나름 처음이었는데 잘했다고 칭찬 받았어 잇힝
하지만 밤까지 배가 꾸르륵꾸르륵;;;
지영이와 같은질문: 내시경은 잘했누??
내시경 결과 약간의 위염과 식도염. 하지만 어무니와 오빠까지 세 명 다 똑같아서 ㅋㅋ 현대인치고 그 정도 없는 사람 없다더라. 나랑 어무니만 약 일주일치 받아서 먹는 중~
때론 질러야 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