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기술] a bite too big

본래 참을성이 없고 엄살이 심한 나는 "힘들다"라든가 "못 참겠다" 같은 말을 입에 달고 살기에
나 스스로도 투덜투덜하는 나를 "예민한 거야"라며 봐주고 싶기도 하고 무시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던 최근 2-3년 사이에
'아, 이거 사태가 심각하지 않나'하던 일에 순간적으로 머리털이 쭈뼛 선다는 게 어떤 건지 깨달을 정도로 무서움을 느낀 일이 있었고
'하루하루 힘들다'싶던 일에 "이대로 갔다간 정말 죽겠다" 싶은 기간이 있었다.
워킹데이 5일 중 3일을 편두통에 시달리며 약기운도 들지 않아 토할 것 같은 상태가 될 때는 사는 게 아니다 싶었다.
대학시절 친구의 병세를 걱정하며, '정말 그러면 아.무.것.도.하.지.않.으.며 사는 수밖에 없겠네-'라고 생각했던 게 떠올랐다.

누구나 실제 자기 능력의 한계선과 별개로 자기가 생각하는 한계선이 있다.
그것은 의욕, 인내력, 욕심, 압박의 정도에 따라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그어진다.
신체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고통이라는 기제를 두고 능력 이하에서 멈추도록 방어하듯이
많은 사람들은 능력의 한계선 앞에서 자기가 생각하는 한계선을 긋고 멈춰서기에
스승이나 친구, 자기계발서적 등의 도움으로 그 간극을 줄이는 노력을 추가로 기울여야 한다.
가끔은 역으로 능력을 넘어서 긋는 사람이 있어서 주변에 피해를 입히기도 하고.

평소 나는 목표지점을 너무 높이 잡는 일 없이 살짝 도움닫기 하면 될 만한 장소에 설정해두는 안전 루트를 택하는데,
어떤 길을 선택하더라도 작아도 전체적인 이득이 되도록, 실패라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되도록 고르는데,
오늘에 와서야
아뿔싸,
하고 생각했다.

이건 내게 너무 벅찬 일이었는지 몰라.

내가 필요로 한 건 일정 액수의 돈과 어느 정도의 정해진 시간, 그리고 쥐어짜낸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그 이외의 것을 요구한다.
특히 없는 열정을 있는 것처럼 꾸며야 하고 그것 이외에 다른 소중한 게 있는 것을 숨겨야 한다는 사실이 힘들다.
한 집단 안에서는 그 집단이 두루 지향하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은 맞지만
그 집단의 목적을 수행하는 데 그게 필수적인 것은 아니잖아.
그것과 다른 것을 더 상위에 둔다고 해서 그게 지탄받을 일은 아니잖아.
계약된 것 이외의 것을 바치는 게, 의무적인 사항은 아니잖아.

그 사이에서 나를 부정하지 않은 채로 웃는 얼굴로 말을 고르고 버텨야 한다는 것.

게다가 두루두루 보너스 포인트를 얻고 선택지를 넓히고자 들어선 길이,
없었던 일로 치기에는 거기에 투자한 재원이 아까워 오히려 선택지를 제한한 결과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

너무 커. 너무 질겨. 턱관절이 빠질지 몰라.
지금 이 시점 벗어날 길 없이 나를 가장 괴롭히는 고민.

by kisa | 2009/02/25 23:59 | I am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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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달그림자 at 2009/02/26 00:20
어렵네.. 많이 어렵다. 에효..
Commented by kisa at 2009/03/06 16:34
세상에 쉬운 일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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