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31일
[일기] 하루하루

모델에게 허락받진 않았지만 너무나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와서 슬쩍.
머리를 자르고 옷도 멋지고. 쭉 펴라고!
*
오늘로써 마음을 무겁게 했던 많은 일들이 일단락 되었다.
내일부터 바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벌써부터 하루의 시간배분을 어떻게 할지 골머리를 썩히..기보다는 굴리고 있지만.
이제 떨어질 만큼 떨어졌어. 난간을 붙잡고 한 걸음씩 힘겹더라도 걸음을 옮겨야지.
광복절 이후, 나는 수영장 근처에 가지 못했다.
햇살이 아직은 따가운 여름의 막바지. 하지만 높고 고운 가을의 하늘.
그냥 갈 만한 곳이었던 일민미술관 카페에는 2:30에 웨이팅이 16 테이블이라고 하고
늘상 한가한 애비뉴원의 알바는 어벙하고 음식은 맛있었도 커피는 돈 아깝지만.
좋아하는 언니와 살살 걸어서 씨네큐브 뒤로 덕수 초등학교를 지나고 돌담길을 걸었다.
시립미술관 앞 정션은 처음이었다.
점심시간만 되면 미친듯이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과 조금은 애처로운 목각 파는 아저씨 뒤로
이렇게 한가롭고 하늘과 나무가 아름다운 곳이 있었다니.
잠시 공기가 느리게 흘러가는 듯한.
연인들이 헤어지게 된다는 덕수궁 돌담길이건만 내게는 고요한 시간.
직장생활을 계속하게 된다면, 꼭 이쪽으로 오고 싶어.
고민과 상담과 떼쓰기 끝에 정한 레스토랑은 운치가 좋고
또다시 전원 출석의 신화에 샤방샤방 이야기꽃은 피고.
돌아오는 길 버스 안에서 생각한다.
예전에는 화나는 일이 있으면 그걸 풀고야 말았지.
이제는 그냥 그걸 상쇄할 만한 있으면 덮어두고 잊어버려.
마치 바다에 흐른 까만 기름덩어리처럼.
조심조심, 테두리를 따라가며, 힘들게 들여다봐서 떠내면 말끔하게 사라지는 것을.
억지로, 대강 가루를 뿌려두면 앙금이 되어 가라앉지. 표면에선 보이지 않아.
하지만 지친 파도 아래 어딘가 쌓이고 쌓여, 무게로 남는다.
그것들을 어찌할 수도 없이 나는 지쳐버리고 말았어.
한 때는 잊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고, 한 때는 포기하는 것이 슬프다고 생각해.
어쨌거나 좋은 밤.
며칠 전부터 랜덤이 아닌 일반 모드로 1번부터 듣고 있는 MP3의 음악은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 BGM이 되어주고
좋아하는 영화가 너무나도 다시 보고 싶어 빌려온 DVD가 끝나자 눈 앞에서 마루바닥을 기어가고 있는 애벌레.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겠어. 건드리니까 몸을 말았어. 종이에 슬쩍 들어올려 밤하늘로 돌려보내 주었다.
그렇게 몇 번째인지 모를 종지부를 찍고 내일부터는 착한 아이가 되려고.
억지부리고 떼 쓰고 자기합리화를 하지 않고
같은 말이라도 주관을 뚜렷이 하고 이유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아직 약간 빨갛게 부어올라 있는 상처를 조심스레 감추고
조금 위를 바라보려고.

# by | 2008/08/31 23:37 | I am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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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골골골...월요일이구나
비오는 월요일이라 더 우중충했겠네...
우리 제주도 대박 재밌게 갔다오자~~
날씨가 따라줘야 하는데 말양. 열심히 알아보자고!
9월이니까, 가을 바람처럼 좀 더 쓸쓸하지만 한산한 기분 나길 바래..
(자네보고 쓸쓸하라는 건 아닐세!!)
나도 뭔가 싹둑~ 싹둑~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