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기술] 필요로 한다는 것

지난 주말 알바 이력서를 잔뜩 올렸는데 연락이 전혀 없다.
누구로부터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그렇게 외면당할 때의 암담한 마음.
구직 활동을 하던 괴로운 시기가 떠올라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 애써 떨쳐낸다.

<스이카>에서 이사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냐는 부장님의 말에 하야카와는 말한다.
"무엇이든 됩니까?" "상식 범위 내의 것이라면." "조금 비상식적일지도." "뭔데 그러나?"
"칭찬해 주십시오. 여기 대사도 적어 왔습니다."
그녀가 듣고 싶었던 건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일해주어서 고맙다는, 말 한 마디.

모두의 앞에서, 다른 사람에게 알릴 필요는 없다.
떠받들어지고 싶은 게 아니다.
단지 원하는 건, 당신이 나에게 둘만의 사이에서 수고했다고 건네는 토닥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도움이 된다고. 있어주어서 고맙다고.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비슷한 모습은 반복된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마음.
울적할 땐 위로가 될 수 있고, 같이 어울려 신나게 놀 수도 있고, 발전적인 자극이 될 수도 있는.
단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따뜻한.
무언가를 바라면서 사람을 사귀는 건 아니지만
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느끼는 게 속된 마음일까?

여러 사람에게 기쁨을 안겨주고 싶다는 바람이 아니라
단지 그런 역할을 수행했다는 자기만족일지라도.

모든 사람과 두루두루, 이런 건 필요 없어요.
중요한 건 당신과 나, 이렇게 둘의 사이.
언제든지 당신이 불러준다면
마음으로부터 달려갈 수 있는 내가 될게요.

by kisa | 2008/07/08 23:53 | I am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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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月影 at 2008/07/09 00:00
사람이 다 그렇지 않을까..
나는 욕심이 좀 많아서. 두루두루 잘 지내면서도 누군가에겐 특별한 말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저 둘을 모두 잡기는 어렵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느낀다면 그것만큼 기쁜 것도 없겠지.

여하간 동접이다. 히힛. 더운데 잘 지내? 난 선풍기도 없는 방에서 노트북으로 인강들으려니 죽겠네.;;
Commented by kisa at 2008/07/11 16:37
누구에게든 욕심은 생기는 것 같아, 그렇지?
한편으로 욕심이 나는 사람이 내 주변에는 단 한 사람도 없다... 이런 건 너무나 삭막한 삶이겠지.

거절당하는 것도 두렵지만, 그래도 아직 세상은 손을 내밀어보는 사람에게 웃어준다 생각해.
Commented by mandoo at 2008/08/04 03:16
요컨데 넓고 얕게보다는 깊고 좁게인건가.

친구가 아무리 많아도 뒤돌아보면 썰렁.이런 건 아무래도 싫지..
서로 진짜 친구이고 싶은 거니까.

사람은 욕심으로 먹고 사는 동물인가봐.
작은 일도 다 욕심 투성이 ㅎㅎ
Commented by kisa at 2008/08/09 00:38
응, 요컨데.
어쩌면 두루두루인 경우, 굳이 어떤 한 사람을 찾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역시 난. 손을 쭉 뻗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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