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7월 07일
[이런기분] 부정할 수 없이 나이를 먹었다는 걸 느낄 때

.어려보인다는 말이 기분 좋게 들릴 때
..몇 살이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기가 곤란하다는 느낌이 들 때
...그래서 대신 "몇 살 같아 보여요?"라고 되묻고 상대방의 사회적 호의를 기대할 때
....사진 속의 내 모습이 아예 나란 인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
.....사진정리를 하다가 어느 새 셀카의 개수가 현저히 줄어들었음을 깨달을 때
......다친 뼈가 몇 달씩 낫지 않는 걸 알았을 때
.......밀가루도, 느끼한 것도, 점점 소화하기 어려워질 때
........어떤 옷은 이제 더 이상 입지 말아야겠다고 스스로 뼈저리게 깨달을 때
.........나랑 비슷한 또래라고 생각한 상대방이 깍듯한 존대말을 쓰며 다가올 때
..........어른에 대한 존경심이나 신비감이 사라지고 모든 어른이 나와 똑같은 인간이라고 느낄 때
청소년 수련관에서 몇 번 마주쳤던 상황이다.
"와 어른이다" "헉 어른이잖아" "왜 어른이 여기 있어요?"
나는 과연 어른일까? 어른이란 아이들의 환상 속에서나 살아가는 존재가 아닐까?
어쨌거나, 부정할 수 없이, 나이를 먹어간다.
꿈을 먹어가며 늙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반반씩 먹고 싶다.
사진 속의 나는 정확히 만 21세.
# by | 2008/07/07 23:58 | I reckon | 트랙백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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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무슨 말을 하고 싶긴 한데, 정확히 정리가.;;;;
...근데 나도 얼굴은 안 바뀌었어! 하지만 이땐 앳되어 보이잖아. 하면 할말이 없어.
그때에도 30대로 본 사람이 있는걸. 지금이 아니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그래도 언닌 동안이야. 음음. 그럼그럼.
네 말의 의도는 알겠어. 난 또 다른 생각이 든다.
왜, 초등학교 4학년 때의 난 초등학교 6학년의 언니가 너무나 큰 존재 같았다는.
지금에 와서도 고등학생이었던 사촌언니는 나보다 생각이 깊을 것 같다는.
내가 나이먹은걸 느낄때는... 하루밤새고 나면 다음날 꼬박 자야 살아날때 자이로드롭을 타기엔 이제 심장이 두근거려서 못타는 걸 알아버렸을때.. ㄱ-;;; 뭐 많지만서도...
난 일단 온전히 밤을 새는 일이 없으므로 패쓰-. (꼭 새벽에 자고 만다.)
공포영화를 안 보는 것도 거기에 속할까? ㅎㅎ
그런데 저 오리 참으로 반갑네요, 와, 이전에 키사님네 여행갈 때면 종종 보던 그 오리잖아요! :)
어른인데 어른이란 느낌은 안 나는 걸 보니 정말 아이들의 환상에나 사는 존재인지도 모르겠어요. 나이를 먹거나 늙는게 아니라 죽 자라고만 있다는 착각에 빠지겠노라는 다짐도 조금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아, 뭔가 말이 꼬여요. 그렇지만 키사님, 정말 동안이신.
시간이 흘러흘러 내가 또 한 뼘 자랐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건 참 좋은 일인데. 그 내용이 사회에 물들었다거나 모든 것에 초연해졌다거나 하는 게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 )
예전에는 오리들을 데리고 나들이도 다녔답니다 훗훗
그나저나 21살 때 사진 갖고 동안이라고 해주셔도 별로 기쁘지 않아요 흑 ㅜㅜ
인상 사납다, 성격 나빠 보인다, 뭐 이런 말을 주로 들었던 듯.
동안이란 얘기는 실물로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음(웃음)
아직 20대인걸! 어리다고 자기세뇌해 (....라기엔 사회물을 너무 먹었군)
진짜 학원에서 마주치는 대학생들 보면 '애기'란 느낌 ㅠㅠ
나이 먹는 증거에 대해서는 완전 공감!!!
나이 먹고 늙어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모두 똑같은거 같아요.
(진시황이 괜히 불노초 찾으려고 발악한게 아니라니까요...^^)
나이 먹을 수록 삶을 의미할 수 있는 연륜이 쌓여 성숙해진다고 아무리 위로해봐도 좌충우돌, 칠전팔기의 젊음이 좋은것은 어쩔 수 없죠...
흑...괜히 서글퍼지네.
단지 저 잘라내지 못하고 남아 있는 붉은 머리만이 묘하게 현실감을 줄 뿐...
역시 아픈 줄 모르고 부딪히는 젊음이 좋죠?
아직 주저 앉은 채 산을 올라오는 사람들을 바라만 보고 싶지도 않고,
지나간 젊음을 한탄하느라 남아 있는 젊음을 놓치고 싶지도 않네요.
난 지금도、처음으로、지금보다앳되보인다고느꼈던 사진이 서너달전 사진이라는걸 깨달았던 날의
경악을
잊을 수가
없다 oTL
그냥 나이를 적게 먹었던 많이 먹었던 언니니까. 음. 나한테 언니니까 언니 말이 맞는 것도 같고.
(결국 달라진 건 없는 말이잖아.;;)
여하간 나도 학교에선 선배 노릇 한다하고 하지만, 단 한살이라도 약간의 차이가 있는 사람은 나보다 생각이 깊은 것 같아.
물론, 사회에는 나이가 많아도 안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걸 보면 공평할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나도 오늘 싸이에서 옛날 사진을 보았는데. 얼굴이 좀 삭아보이긴 하더라.. 헤헷.;;
내 싸이는 셀카(혹은 누가 찍어준 독사진)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에 들어가면 스스로 좀 무서움(덜덜덜)
"아줌마가 왜 여기 있어요" 란 얘기 안듣는게 어디냥
난 이제 돌이킬 길이 없다 ㅋㄷㅋ
넌 한동안은 유모차가 없는 이상 그 소리 안 들을 상이니 걱정 말거라.
정말 세월이 흐르긴 하는구나.라고 생각했어.
제법 자주는 아니어도 여러번 보면서
넌 [여전]한 편에 속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야,우리 늙었어.ㅋㅋㅋㅋㅋㅋㅋ
아마 네가 치마를 입은 걸 처음 본 순간(강남역의 부대찌개 집이었던 듯;) 하나의 스테이지를 넘어갔지만 ㅋ
생기가 빛을 잃어가고 있어...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