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Life goes on

비록 한껏 기대로 부풀어올랐던 과제를 미리해 둔 하루의 달콤함은 삽질로 채워졌지만-.

도서관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빌렸다.
3개월만 치려던 피아노를 6개월은 계속할 것 같다.
비록 조금 깎아먹었지만, 열심히 수영을 했다. 매일 30바퀴씩.
허리 때문에 시작한 오른쪽 왼쪽 오른쪽 숨쉬기가 그새 편안해졌다.
여의도에 가서 친구들과 함께 하고.

어머니와 아주 오랜만에 둘이서 외식을 했다. 이렇게까지 많은 수다를 떨기는 처음인 것 같다.
집에 오는 길을 빙 둘러 시장도 기웃거리고, 바나나도 한 송이 샀다.
낮에는 사촌언니에게 작은 도움이 되어주고, 또 수다수다.
내가 가장 힘들었을 때, 집에서 있을 곳이 없었을 때, 바로 옆에서 도와주었던 언니.

내 일생의 가장 큰 트라우마가 되었던 것.

내가 이 1년을 얻기 위해서 가장 크게 싸워야 했던 대상이며 회복하기를 크게 원했던 것.
천천히, 시간을 들이고, 가끔씩은 숨을 죽이고, 가끔씩은 크게 소리내어 웃고.
처음으로 인식한 바람직한-혹은 딸의 입장에서 고마운- 방식의 질문과 진심을 전하는 대답.
그래서 난 일생에서 처음으로, "지금이 좋은 상태다"라고 말해본다.
비록 한순간이면, 그래 어차피 똑같지, 왜 그럴까, 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정성을 들였고
상황도 따라주어서
긴긴 행군에서 마침내 잠시 걸터 앉아 웃으며 쉴 수 있었다.
아마도 긴 인생에서 하나의 좌표로 남을 이 시간.

People can change.
At least people can try and make effort.
So life goes on.

내일은 어머니, 어머니 친구분과 함께 시골집에 간다.

by kisa | 2008/06/12 00:53 | I am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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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andoo at 2008/06/27 00:27
푸근.
한 기분.
네 오리인형같아(웃음)
Commented by kisa at 2008/06/27 23:47
꺄오 우리 티투키뾰 한번 목욕시켜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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