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kkaido] 3일, 홋카이도 게요리 카니쇼군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동선만큼이나 "순서"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 구경은 앞쪽, 휴식은 뒤쪽 이런 식으로 구성하지만 휴일 같은 것들 때문에 원하는 대로 될 수만은 없다.
3일째의 일정은 런치타임 시작인 11시에 게 카이세키 요리를 먹고 노보리베츠에 온천을 하러 가는 것. 삿포로에 '구경거리'는 그닥 많지 않기 때문에(게다가 겨울이라 해도 늦게 뜬다) 우리는 늘어지게 자고 아침도 챙기고 11시부터 점심을 거하게 먹으러 갈 수밖에 없었다 - _ -; (그렇게 거하게 먹고 온천에 들어간다니 참...)
하지만 분명 홋카이도 여행 하면 게요리! 그리고 눈 속의 노천온천!! 아닌가. 오늘이 대망의 그날인 것이다.

게! 무척 좋아한다. 단지 파먹는 게 귀찮을 뿐. 게살 스파게티라고 써놓고 게 다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으면 막 화가 난다. 게살을 멋지게 발라주는 데는 여태껏 매드포갈릭밖에 못 봤다.

그런데 게! 홋카이도 털게! 노다메가 그렇게 먹어치우는 걸 보고 더욱 먹고 싶어졌던! 유명한 가게나 체인은 몇 군데나 있지만 우리가 카니쇼군을 선택한 건 가격 때문일까;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건 저녁이지만 어차피 한번에 그리 많이 먹지도 못할 뿐더러 여러 종류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건 점심 특선! 그런데 눈꽃축제 기간에 맞춰오다보니 이들에게도 최대의 장사라(게다가 일본은 설이 아닌데도 연휴였다) 런치타임을 폐지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oTL 게에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털게는 꼭 먹어보고 싶었지만 세트에는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포기.

윤희랑 나는 3000엔 정도의 셋트 메뉴를 각각 다른 걸 시켜서 맛보기로 했다. 배를 비우고 간 게 아니라 좀 걱정이 되기도.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삶은 게는 그냥 예상할 수 있는 정도로 맛있다. 그런데 게 사시미는...! 날 게를 파서 먹는데 아 그 기름지면서 신선하고 쫀득하고 진한 향이...! T~T 게요리의 정수... 내장보다 더 맛있어 ㅜㅜ
처음 메뉴를 볼 때는 게를 통으로 먹는 요리가 몇 없어서 '역시 한 마리를 잡아야 제대로 먹나?' 싶었는데 각각의 작은 반찬들에 들어간 게살의 양이 상당했다! 게두부는 유자맛이 나고, 게 그라탕은 웬거야 싶었는데 생각도 못한 진한 치즈맛에 싹싹 비웠다. 게다가 게살을 넣고 지은 밥은 고슬고슬하고 술술 넘어가! 국물요리는 집에서 끓인 꽃게탕 만한 게 없었지만, 입가심으로 나온 말차와 안닌도후도 끝내주게 맛있었다. 완전 산뜻 > _ <

한 입 더 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래도 속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만 먹고 수저를 내려놓았다. 노보리베츠로 가는 JR을 잡아타야 하는 것이다. 전철이나 버스를 타기가 애매해서 소화도 시킬 겸 걸어가면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봤더니 한 25분은 걸릴 거라며 택시를 권하신다. 사실 30분 정도 걷는 건 전혀 문제가 안 되지만(어차피 쉬러 가니까) 열차 시간에 늦는 게 문제네. 그래서 보통 일본사람들의 걷는 엄살을 생각하며 "빨리 가면 15~20분쯤 걸리지 않겠어?"하고 출발했다. 또 골목골목 새로운 풍경을 보며. JR역을 향해서. 가는데. 왜 안 가까워지는 거냐?;;;

결국은 거의 땀 나게 30분간 걷다 뛰다 하며 역에 도착하여 결사코 다이마루 백화점 지하의 르타오에 들러 어젯밤 못 먹은 케익까지 겟또☆하고 아슬아슬하게 플랫폼에 도착했다. 자유석이라 늘어선 줄을 보고 잠시 황망했지만 다행히 좌석도 세이프★ 배터지게 먹고 운동도 하니 어찌나 졸리던지. 잠시 눈을 붙이며 열차에 몸을 실었다.
이글루스 가든 - 한평생에 남을 세계여행 떠나기

by kisa | 2008/03/30 14:02 | I remember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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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andoo at 2008/04/01 18:34
꺄하;ㅁ; 털게 털게 털게 진짜 맛난데;ㅅ;
나야 뭐 한국에서만 먹어봤지만..(그래도 맛있었다고!!)
내가 먹어본 게중의 왕이었다고!!!
킹크랩따위!!? 영덕게로도 부족해!!!
게 사시미는 처음엔 거북스러웠는데.. 생각해보니 간장게장도 먹는 주제에(..)라는 마인드로 먹었는데.. 맛있더라고..orz
이래서 입이 고급이면 사지가 고생을 하는겐가..;ㅁ;

가격과의 싸움으로;ㅅ; 안타까운 선택을 해야 했군.. 사실 3000엔도 비싸지만..........
게를 먹는데 그정도 투자는 어쩔 수 없는 건가!?!?
그래도 맛있었다니 다행이군..!!
침이 줄줄 흐르오;ㅁ;/
늘 끼어있는 [디저트]들..ㅋㅋㅋ
역시나 먹자여행이었던가!?!?
Commented by kisa at 2008/04/07 00:04
그러냐 역시 털게를 먹어야 하는 것이었냐 oTL
킹크랩따위 게맛살이지...
입이 고급이면 돈을 버느라 등골이 휘는 것이었다 ㅠㅠ 여행도 먹자여행이고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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