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해리포터, 7권 완독

10년을 기다렸던 해리포터 7권. 내내 들고다니며 읽게 될 경우를 생각해서 일부러 Adult Edition을 주문했는데 표지를 떼어낸 게 더 멋있다! (언뜻 보면 HOLY BIBLE처럼 읽힌다는 어머님 말씀;) 게다가 사이즈도 미국판보다 작아서 한손에 쥘 수 있는 가벼움. 1권부터 모으고 싶어지잖아 ㅜㅜ

"어떻게 되는 건지 빨리 알고 싶어!" 와  "조금이라도 더 오래 즐기고 싶어!"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일주일 만에 해치워버렸다.

5권에서 막 짜증이 나기 시작하더니, 6권이 너무 허망해서 "대체 7권에서 어쩌려고 이러는 거야?"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롤링 여사, 믿지 못해서 죄송해요 ㅜㅜ
마치 해리가 덤블도어에게 말하듯 말이다.
여기까지 전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군요. 한 권 안에서 앞뒤가 모두 맞물리듯, 일곱 권 통째로 전부 맞물리도록 다 계산하고 있었군요. 미안해요!!

앞선 1-6권이 서서히 여름의 이야기를 시작해서 한 권 내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며 끝에 가서 big event가 발생하고 마지막으로 해설을 덧붙이는 식이었다면, 7권은 초장부터 바로 stage 너머 stage를 준비한다.

▶그래서 결론부터 말하면 해리포터는 처음부터 끝까지...!(스포일러 주의 ㅜㅜ 접습니다)







스네이프와 릴리의 장대한 러브스토리였던 것이다

oTL


아니 내가 원래부터 스네이프 교수님 좀 좋아하고 알렉 릭먼씨가 나와주고부터는 더 좋아하고 스네이프 온리북도 사본 나지만...
이건 좀 oTL
6권에서 첫 장면에서 그렇게까지 음침하게 멋있게 띄워주고는 내내 아무것도 안 하다가 마지막에 자기가 Prince였다고 밝히고는, 덤블도어를 죽이고는 물러난 스네이프. 어찌 이렇게 싱겁고 황당할 수가- 라고 생각했었다. 볼더모트에게 죽기 직전까지도 나오는 대사라고는 계속 한 가지뿐이어서, 왜 이렇게 스네이프님을 홀대하나요? ;ㅁ; 라고 생각하고 있었더니만 한 챕터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순애보에 대한 것이라니 ㅠㅠ 릴리가 제임스 욕을 했을 때 그의 얼굴이 환해지던 거나, 덤블도어가 "이제 와서...?"라고 묻고, 그가 "언제나"라고 대답했을 때 정말 눈물이 ㅠㅠ
1권에서부터 나왔던, 해리를 싫어하지만 아낄 수밖에 없는 모순된 이유에 대한 설득력이 이제야 힘을 발휘하는 것 같았다. 그들이 제임스를 알기 전부터, 릴리와 세베루스는 서로에게 둘밖에 없는 친구였던 거다. 볼더모트가 제임스를 죽이고 릴리 앞에서는 "널 해칠 생각은 없다"라고 말했던 그 의아한 상황도, 스네이프의 바람이었던 거다.

또 아무리 릴리를 위해서, 그녀가 지켰던 아들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세베루스가 덤블도어를 위해서 행한 수많은 일들은 정말이지 위험천만하고 그의 일생을 지배할 만한 것이었다는 느낌이다. 지금껏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던, "덤블도어가 스네이프를 믿을 수 있는 증거" 같은 건 필요 없을 정도로, 그들은 가까운 관계였던 거다. 정말이지 순애보 만세 ㅜㅜ


하지만 스네이프와 릴리가 떠오른 만큼 제임스, 시리우스, 루핀의 입지는 그만큼 쪼그라드는 건 심히 아쉽다. 아직까지도 3권이 가장 취향인 만큼 그들에게 각별한 애정이 있는데 *-_-* 아무리 생고생만 했어도 엄청난 자리를 획득한 tall&handsome 시리우스를 제외하고는 너무 묻힌 거 아닌가? 남은 루핀이 더더욱 생고생을 하며-_- 더욱 야위고 주름살만 늘어가면서, 통스의 사랑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혼란을 느끼고 하면서도, 해리의 전 마음의 지주로서 뭔가의 역할은 해주길 바랐는데!! 마지막 결전에서는 등장 다음의 장면이 죽어서 누워있는 모습이라니 ㅠㅠ 롤링 거짓말쟁이 두 명만 죽는다며!!!! 왜케 많이 죽이는 거야!!!! (논외지만, 루핀과 통스는 심히 무책임한 부모들이었다.. 자식을 위해 살 궁리는 안 하고 사이좋게 죽어버리다니...)
더욱이 제임스에 대해서는, 더더욱 혼란스럽다. 해리의 상상 속에서 그는 멋있는 사람이었지만, 이제와서 아무리 많은 증거를 끌어다모아도 그는 호감가는 장난꾸러기였을 뿐 한 일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_-;; 뭐 꼭 위대한 업적을 남겼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ㅠㅠ 참 공허하달까?

그 외에 좋았던 장면들은-
더들리의 회개 장면;; ("아니 쟤가 저렇게 말하는 건 I love you나 다름없거든요")
헤르미온느와 론이 각자의 각오를 보여줬던 장면.
크리처가 갑자기 우호적으로 변하는 장면?
사실 정보를 구할 방법도 거의 하나도 없다고 할 수 있는 세 명의 17살짜리가, 텐트에 갇혀앉아 다음은 무얼 해야 할지 궁리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가혹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사건이 벌어지면 바로 다음 행동으로 넘어가는 본 아이덴터티 주인공하곤 다르지 않은가?) 그런 그들이 하나씩, 하나씩, 외로움과 절망에 맞써 싸운다는 사실이 볼더모트라는 악에 맞써 싸우는 것보다 더 힘들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한 곳, 한 곳, 장소를 옮겨가며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는 것도 재밌었구(대부분의 챕터 제목은 장소 이름이다) ㅠㅠ 가끔은 어떻게 그런 신기할 정도의 행운이 벌어지는 걸까? 의아해하면서도 롤링이 나중에 설명해주겠지 하고 믿었다 ㅠㅠ 혹스 헤드 주인의 정체가 드러났을 땐 헉 하고 놀랬다!! 물론 The Prince's Tale 만큼은 아니었지만 ㅠㅠ 

King's Cross에서는 그 장소의 의미가 좀 벙찌는 느낌이었지만, 덤블도어의 마지막 말은 마음에 들었다. "네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는 해도, 그게 현실이 아니라는 보장은 또 어디 있니?" 모든 작가들의 핑계로 써먹을 만하지 않을까. ㅋ
Horurux 얘기가 나왔을 때부터 사실 슬레이어즈 생각이 났다. 마왕의 일곱조각 중 하나는 리나의 몸 안에 ㅋ 이 기막힌 설정이 비슷한 건 우연일까? 어쨌든 같은 피닉스 깃털에, 피를 나눈 사이에, 영혼의 조각까지 공유하고 있으니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다'는 말도 참으로, 모든 걸 덮어주는 작가의 핑계같은 발언-.

19년 뒤- 조금은 전형적인, 별 여운을 남기지 않는 특별할 건 없는 엔딩이지만, 알버스와 세베루스의 이름에 해리=제임스를 닮고 릴리의 눈을 가진 그 아이는 참으로 이 이야기의 결론스럽지 않나 싶다. (결국 세베루스와 릴리는 하나로 맺어진다는? -_-)



모든 장면들이 극히 영상으로 뚜렷이 떠올라서(Godric's Hollow에서의 크리스마스라든가, 마법부에의 침입, Gringotts 방문이나 호그워츠에서의 마지막 같은) 영화를 기대할 만하겠다.
7편은, 2부로 나눠서 만들지도 모른다 ㅎ (그러자면 주인공들이 너무 늙어버릴까나? 반지처럼 일단 찍고 만들면??)

신기하게도 별로 아쉽지는 않다. 작가는 할 만큼 다 했다는 느낌이다.
어떻게 더 즐길지는, 독자의 몫이지 않겠는가 ㅎ

by kisa | 2007/07/28 15:32 | I like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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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보늬아리 at 2007/07/28 15:39
저도 방금 포스팅하고 와봤는데 역시 7권은 잘 정리됐다는 느낌!
Commented by kisa at 2007/07/28 16:09
저도 보늬아리님 포스팅 읽고 왔습니다!! (완전정리 멋지세요 ㅎㅎㅎ)
어물쩡 넘어간 부분이라든가, 뻔하거나 황당했던 부분들, 뭐 별 거 있겠어요? 이만하면 충분히 재밌지 않았나 싶어요 = )
Commented at 2007/07/28 16:4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mandoo at 2007/07/28 21:21
드디어 완결이구나.
완결되면 보려고 했는데, 이제 읽기 시작해야겠군..ㅎㅎ
(책은 4권까지 사뒀지만..ㅋㅋ)

영화는 이미 아이들이 더이상 애들의 얼굴이 아니라..
내년이면 진정한 adult edition이 될지도 몰라..;;ㅋㅋㅋ
Commented at 2007/07/29 00:4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오즈 at 2007/07/29 00:49
작가는 할만큼 했죠. 혼자 몇 페이지를 쓴거예요, 대체. 이젠 쉬어요, 롤링.^^
키사님, 도서밸리에서 보고 들어왔는데 저랑 비슷하게 보신 게 많아서 반갑네요. 제가 쓴 포스팅도 한번 보셔요, 호호.
Commented by 보늬아리 at 2007/07/29 16:01
오디오 씨디는 6권까지 가지고 있구요~3권인가가 중간에 살짝 맛이 가긴했지만...메일주소 알려주시면 보내드릴게요 ^^
Commented by kisa at 2007/07/30 09:33
휘님>어떤 고통이 따르든 지킬 수밖에 없는 "절대명제" 같은 것이었겠지요... 깰 수 없는 계약 같은 건 비할 수 없는 마음으로부터의.. ㅜㅜ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ㅠㅠ

mandoo> 응 이미 완결이 났으니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읽어주렴 ㅠㅠ
ㅎㅎ 얼굴로 adult edition인 거냐!!

오레오님> 작살이죠 ㅠㅠ 아 저는 그렇게까지 믿어주지 못했어요 ㅠㅠ 믿었어야 하는데 ㅠㅠ 그 대사가 그런 의미로 볼 수 있군요!! 그렇게 바라보면서 행복..했을까요?

오즈님> 오즈님 감상도 즐겁게 읽고 왔습니다. 뒤에 가서 조금은 세심함이나 공력이 떨어졌든 어떻든 간에, 일곱 권을 이렇게 써내려간 롤링, 대단한 아줌마입니다 ㅠㅠ
이제 무게감은 덜었으니, 외전들은 세심하게 알콩달콩하게 엮어줬으면 하네요 > _ <
Commented by 보늬아리 at 2007/07/31 23:18
보내드렸어요~확인하세요 ^^
Commented by kisa at 2007/08/02 10:54
정말 잘 받았습니다!! 감사드려요 > _ <;; 아저씨 목소리 넘 좋아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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