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느낌] 선택지 자체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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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에 들게 하고 싶지가 않다"-고 분명 말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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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의 속성은 변화가 없는데, 자리 잡은 타이밍만으로 모든 것이 변화해버리는 상황은 언제나 의아하다.
"이게 일어난 게 지금 이 순간이 아니라 다른 상황이었다면..."이란 가정은, 보통의 이랬다면, 저랬다면 하는 것보다 더 실현가능성이 높고 비껴나간 정도가 적을수록 더 억울한 심정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이를 테면 흔히들 웃으며 말하는, 애인이 없을 때는 주변에 눈에 띄는 이성 한 명 없다가 애인이 생긴 후에 갑자기 접근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얘기나, 배를 움켜쥐고 굶주리는 백수시절에는 그렇게도 채용 공고가 안 나더니 간신히 어디 한 군데 들어간 다음에야 비로소 헤드헌터들이 전화를 걸어오는 상황이랄까. 내가 절실하고 필요로 하는 순간 나타나면 그 효용과 반가움의 정도가 원래 속성의 200%는 될 텐데, 내가 흥미가 없을 때는 100%에도 미치지 못한다. 심지어는 더 나쁜 타이밍에 다가왔을 경우에는 좋은 기회가 나를 기분 나쁘게도 만든다. 쇼윈도에서 보고 점찍어둔

채 군침만 흘리던 드레스를 숙고 끝에 질렀는데 다음 날 반값으로 세일을 하고 있다든가, 아이폰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다 포기하고 거금 들여 뉴초콜렛을 질렀는데 액정 스티커도 떼기 전에 아이템이 풀릴 경우라든가.
 이때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의 가치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정도가 낮을수록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만족하고 있다고 해서 반대편이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다. 특히 그게 단순히 숫자의 차이가 아니라, 내가 경험하지 못했으나 내가 큰 가치를 둔 사안일수록. 게다가, 물건처럼 막 생각하면 어떻게든 "질러버릴 수 있는" 품목이 아닌, 내가 한 순간에 단 한 가지의 경우밖에 선택하지 못하는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무리 현재에 만족하자고 스스로를 타일러도,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이 있는 게 사람의 마음 아닌가.

가치를 판단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최대한 마음의 평온함을 찾아서 번민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최단화 시키는 것이 나름 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내게도 심장이 벌렁거려서 미치겠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때가 있다. 소소하게는 주말에 방바닥에 누워 '오늘은 차를 마시러 갈까 영화를 보러 갈까 쇼핑을 하러 갈까?'라는 선택지를 빙글빙글빙글 돌릴 때가 그렇고, 크게는 사표를 써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를 고민할 때가 그렇다. 가벼운 사안이면 몰라도, 무거운 사안일 때 내게 선택지가 여러 개 주어졌던 일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일반적으로는 학교를 여러 군데 붙어서 골라간 것도 아니고, 취직을 할 때도 물론 아니었다. 연애에 관해서도 두 말 할 일 없네. 선택 자체가 하나밖에 주어지지 않았거나, 아니면 우선순위가 92와 8 정도로 명확해서 순위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구분이 명확하거나. 편두통 때문에 일주일에 세 번 주사를 맞고 약을 먹을 상황이 오자, 답은 일을 그만두는 것밖에 없었지, '다른 쪽으로 갔으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까?' 싶은 기로에 선 적이 없었다.

가장 최근에 봤던 면접에서 어쩌다보니 내가 경험을 넓히고 열심히 사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하다가, '시간을 쉽게 흘려보내는 것보다는 그 시간을 알차게 활용해서 뭐라도 하나를 더 획득하면, 나중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숫자가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흔하게는 부모님들이 자식한테 "일단 대학은 가고 보자"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지금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안 했는데 나중에 그게 없으면 억지로 포기해야만 하는 선택지가 나타날 때 무지막지하게 후회하지 않도록. 선택지가 여러 개일수록 더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넓힐 수 있다는 요지였는데, 면접관은 껄껄 웃으면서 "I don't think so"라고 화답했다. 그때 난 웃으며 "어 그런가요? 하긴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정도로만 말했지만, 이제와 그 말을 실감한다. 선택의 여지가, 나를 갑갑하게 만들고 있다.

단순히 그냥 선택지가 하나 더 주어진 게 아니라, 3개월 전에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놓고, 행복의 최고조로 끌어당겨놓고는 서서히 짓누르다가 어느 순간 바닥으로 추락시켜버린 그 선택지가, 그걸 마냥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만은 없는 지금 상황에 쭈뼛쭈뼛 다가와 고개를 빼꼼 내밀어서, 분통이 터질 지경이 되었다. 마음을 다독이고 접고 안주하려 했는데, 왜 이제 와서? 간신히 현재의 소소한 일상에 행복해 하고 있었는데, 어째서 이 순간에 모든 걸 버리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일생의 찬스가? 차라리 반 년 뒤면 모르겠는데 왜 지금?
그 기회란 것도 내가 "응"이라고 해서 바로 내 손에 떨어지는 건 아니기에, 모두들 미리 고민하지 말고 일단 내 손에 떨어진 다음에 생각해도 된다고 말을 한다. 옳은 얘기고, 내가 늘 다른 사람들에게 해주는 얘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정에 그치는 지금도 어느 한 쪽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괴로운데, 실제 그 처지에 서서 어느 한 쪽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 닥쳐오면 얼마나 괴로울까? 단순히 아까워하고, "아 이랬으면 좋았을 텐데"하고 손가락을 빠는 정도가 아니라, 심장이 죄어오듯 마음을 비비 짜듯 고통스러운데.


어제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은 완전히 저조한 기분으로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히고 눈 앞은 침침하고 생각도 제대로 흘러가지 않아 간신히 뒤죽박죽일지라도 단어를 뽑아내고 있다. 이렇게 하나씩 쥐어짜내면 머릿속이 가벼워질까. 어째서 한쪽을 포기한다고 생각해? 한쪽을 얻는다고 생각하면 더 좋잖아? 라고 쉽게 말하기에는 어느 한 쪽이 평소의 것보다 가치의 정도가 살짝 뛰어나다든가 어쩌다 다가온 행운 같은 게 아니라, 지금 놓치면 평생 다시 접할 수 없을 것 같은 것이기에 도저히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심정으로는 전환되질 않는다. 그래도 누군가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해주면 내 머릿속의 셈틀이 던져놓는 질서 없는 문장보다는 훨씬 설득력이 강해진다. 응석을 부리며 "그건 안 될 거야" "하지만 잘못되면 어떡해"라고 말끝마다 부정을 해도 찬찬히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준다. 네 눈 앞의 그게 전부는 아니야. 마음 편하게 다른 방식의 계기로 삼아봐. 가지고 있는 걸 포기해야만 하는 큰 기회는 좋은 기회가 아니야.

마법의 주문 하나로 깔끔하게 훌훌 털어버릴 만한 일은 아니기에, 아직도 눈꺼풀은 무겁고 나로서는 드물게 식욕도 없다. 열중할 업무도 없고 폭발하는 화도 없다. 아기가 요람에서 잠들 듯, 포근하고 보드라운 속에 파묻혀, 자장가 같은 흥얼거림으로 위로받고 싶다.

by kisa | 2009/11/24 16:46 | I reckon | 트랙백 | 덧글(17)

[일기] 가을에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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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잠결에 거실에서 들려온 큰 소리에 깜짝 놀랐다.
어머니가 뉴스를 보시다가 아버지께 어떡하냐고 막 그러시는 거다. 시골 우리 집 나무를 빨갛게 덮고 있는 게 꽃매미인지 뭐시기의 알이라나 뭐라나. 봄이 돼서 부화하기 전에 빨리 걷어내서 태워버려야 한다고, 얼른 시골집에 가봐야 하겠다고.
몇 시인지는 모르지만 새벽에 단잠을 방해받은 나는 속으로 궁시렁대며 다시 이불 속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 잠을 청했다.
그리고 간신히 얼마 더 잔 것 같다.
휴대폰 알람을 끄고 또 끄다 간신히 일어나 부시시한 모습으로 거실에 나와 퉁명스럽게 말했다.
"엄마 아까 소리 질렀지?"
"뭐?"
아까 뉴스 보면서 아버지랑 막 얘기 나누지 않으셨냐고 했더니 '얘가 무슨 잠꼬대야'라는 표정 그대로 말씀하신다.
소리를 들었던 것도, 그 소리에 깼던 것도, 다시 잠든 것도, 꿈이었던 거다.
이런... 꿈 속에서 잠을 깨버리면 그것도 잠을 잤다고 말할 수 있는 건가?
진지하게 고민하다보니, 따지고보면 꿈 자체가 활동의 연속인 데다가 어릴 적 천식을 앓고 그랬을 때는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나 엄마한테 아프다고 말하며 우는, 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아직도 침대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새벽녘 추위에 깨는 것이 억울한 가을에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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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 아껴서 군것질 하는 게 취미라 카드 여러 개를 굴리고 있는데, 이번 달은 좀 억울하게 실적 채우는 달이라 고민.
그런데 누님의 지름을 부추기러 따라간 후A유에서 내가 뽐뿌질을 당하고 말았다.
게다가 반쯤 흘려듣고 반쯤은 가슴에 비수로 꽂힌 누군가의 말 때문에 반쯤 좋은 의미로 슬슬 싶고 반쯤 식은 땀 흘리며 경각심 들어 너무 고르고 재고 그러지 말고 지갑 좀 열어주려 한다.
오늘은 컴퍼니스토어에서 굿스킨 아이크림도 간만에 장만했고, 후아유에서 빨간 니트 살 거고.
막 신을 기본 부츠 골라뒀고, 기본 까만 구두 하나 아무거나 사야만 하고, 가능하면 굽 높은 운동화 골라보기.
따뜻한 스타킹 사야 하고, 꽂히면 후A유 레그워머 지르고, 아아 양말장도 좀 채워넣어야겠다.
1월 구매 목표로 내 생애 첫 스키니 까만 진 입어보고 다니고, 일자 미니스커트도 하나 더 사야지.
살짝 도톰한 감으로 하이 웨이스트에 소매 없는 겨울 원피스도 사고 싶은데 어디를 타겟으로 삼아야 할지.
지난 번 구경간 마@클 코$스의 유행 안 탈 '가슴 파인' 검은 드레스가 아직도 눈 앞에 아른아른... ㅠㅠ (재봉만 잘 되었어도 내가 진짜 질렀다. 아무리 한국에서 드레스 입을 일 없다 해도... 싱가폴에서 입어본 ㅁㅋㅈㅇㅋㅅ 드레스보다 훨씬 멋졌어... ㅠㅠ)
몇 가지 기본 아이템과 함께 기분 전환 아이템도 제대로 질러줄 가을에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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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떠냐고 물으면 거의 항상 괜찮다고 할 정도로 나의 출근생활은 평온하다. 오늘은 입사 후 처음으로 9시 넘겨서 9시 1분에 출근카드를 찍었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든 것이다. 건물 1층에 입점한 카페의 베이커리가 의외로 괜찮다는 걸 뒤늦게 발견하고 모든 종류를 섭렵하겠다는 건 여느 때의 나 같지만, 아이스 모카뿐만이 아니라 시럽을 넣지 않는 뜨거운 라떼도 즐겨마신다는 것은 나를 아는 친구들은 놀랄 일이다. 나는 조금 변했다.
적당히 일을 하고, 수시로 들어오는 메일을 체크하고 답변하고 처리하고, 대리님과 일상적으로 수다를 떨고 제이와 노닥거리고 과장님도 말을 잘 섞고, 신입사원 앞에서는 주름도 잡고. 9시에 출근하여 6시반에 퇴근할 때면 7시 전에 집에 도착한다. 어제는 어머니와 단둘이서 오붓하게 제사를 치르고 제삿상 그대로 술을 따르며 한 상 푸짐한 식사시간을 가졌다. 전부 설거지하고 정리정돈한 뒤에는 VOD 서비스로 나란히 앉아 영화도 한 편 다 봤는데 12시를 넘기지 않는다. 너무나 윤택한 시간이다. 회사가 일찍 끝난다 해도 일주일에 며칠씩 약속을 잡아 멀지도 않은 밖을 쏘다니다 밤 늦게 집에 기어들어가기에 그 고마움을 그닥 잘 몰랐던 과거와는 또 다르다. 가끔은 집에 일찍 들어와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가끔은 늦게 일을 하다 요가도 하고, 가끔은 친구를 만나 너 때문에 또 가려던 가게 문 닫았다고 제발 삼재 끝난 다음에 만나자고 구박도 받으며 저녁을 먹고 얼어죽겠는 칼바람의 날씨에 빙수를 먹자고 졸라서 싹싹 긁어먹고 나란히 앉아 만화책을 교환해 읽는 풍요롭고 위안이 가득한 시간도 향유할 수 있다.
이렇게 일상에 적응하는 와중에 나를 흔들리게 하는 제안이 온다. 모든 걸 걸고라도 얻고 싶었던 자리가 허망하게 사라졌던 주제에 이제 와 손을 내민다. 계산 상으로 달라진 건 없지만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또 본 것과 겪은 것과 마음 두는 곳이 다르기에 고민이 된다. 오래 가지는 않을 현재의 행복이지만, "나는 지금 행복하다"라고 느끼는 이 순간을 시험에 들게 하고 싶지가 않다. 그럴 만큼, 의외로 잘 헤쳐나가고 있는 가을에서 겨울.

by kisa | 2009/11/19 20:10 | I am | 트랙백 | 덧글(10)

[사진일기] 화나는 일이 없이 평온한 나날이면 귀찮아서 짤방 일기를 씁니다

열 받아서 블로그에라도 풀어야 하는 일이 있으면 막 써내려갈 텐데, 그쵸?
그나마 점점 열 받는 일이 있어도 금방 누군가와 풀고 말고, 다르게 생각해서 잊어버리고 하기 때문에 묵히는 일이 줄었다.
내 그런 이야기들을 옆에서 받아주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과 사랑을 :)
지난 일요일에는 <바스터즈>를 보고 살랑살랑 걸어서 카페 골목에 갔다. 이 동네는 사람이 적은지 일요일에 문 닫은 가게가 많았지만, 품을 팔아 들어간 디자인 카페는 가구며 분위기가 너무나 나의 이상형에 가까운 공간이라(카페로서보다는 공간 자체로서) 대만족. 위치는 좀 애매하지만 "거기라면 좋아!"라고 느끼며 찾아갈 곳이 생겼네. 커피 맛도 아주 좋았다. 넓은 창을 바라보는 자리에 나란히 앉아 딱딱한 말로 발표준비하기 ㅎㅎ  그 담엔 첨으로 먹은 양념 우삼겹!! 정말 맛있더라 ㅠㅠ 감칠 맛 난다...는 건 맛 자체를 얘기하기도 하지만 비싼 데 양이 적어서 더 그렇기도 하고 ㅎ 이걸로 배 채우기는 정말 무리겠어요. 근데 차돌박이 된장찌개와 물냉면도 너무 맛있어서(게다가 쏴주셔서!!!) 완전 행복했다 >ㅁ<
위 사진은 야근 후 요가를 하고 난 야심한 시각 너무나 목이 말라 편의점에서 아사히 한 캔을 공수해 일본에서 당일에 날아온 훈제 치즈와 까망베르 칩스와 연근 튀김과 함께 스-벅-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2*세의 여성. 맛있는 걸 앞에 두면 언제나 그렇듯이 매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한겨울 추울 때 따뜻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 넘치는 곳에서 맥주라니 최고야......♡ (스벅 미안해요 그래도 평소에 많이 팔아주잖아요)
이번 주는 상무님이 출장 가셔서 완전 할랑 :D  (나의 직속 상관이 상무님이시다) 일이 적은 것도 적은 거지만, 왠지 모르게 다른 팀원들의 무드도 굉장히 좋아져서 별 다른 사고도 안 터지고 시비도 안 붙고 일찍 가는 것도 눈치가 덜 보이고 하여간 맘이 편했다는 것! 나를 고생시켰던 교육의 현장 실습(니트 만드는 공장 같은 곳에 가서 온갖 기계를 직접 봤다!)도 좀 재밌었고 몇 명이랑 제대로 얼굴도 트고. 새로운 조직에 갔을 때 상대는 신입인 나를 아는데 나는 그 많은 사람을 몰라서 곤혹스러워지는 일이 종종 생기니까. 얼굴 외우는 거 힘들어하는 내게 적은 수의 사람과 어울리는 일은 그나마 기회인 거다.
금요일 막판에는 "좀 해주세요" "안 되겠는데요"라는 줄다리기가 있었다. 만일 오래 있었던 회사라면 내가 이 사람을 얼마만큼 구워삶을 수 있을까-라는 감이 있을 텐데, 새로 온 곳인지라 초면에 마구 협상하기가 모호하기도 하고, 좀 좌절스럽기도 하다. 이직을 할 때마다 겪게 되는 일일까. 되는 데까지는 내 힘으로 해결해야만 하는데, 일일이 윗 사람의 권력을 빌려오는 것도 싫은데. 금요일 오후 5시까지도 전화들도 안 받고 넘어오지도 않고 결론이 안 나서 끙끙대다가, 결국은 얼굴 보며 이야기를 하며 좋게좋게, "에이 부장님도 참☆ 좀 해주세요" 이런 분위기로(물론 여자분이심) 협상을 성사시켰다. 옆에 공략 대상이었던 다른 부장님이 오히려 협공에 가담해주신 덕이 컸지만. 하루종일 골머리를 썩히다가 막판에 몇 가지가 한 번에 해결이 되니 얼마나 속이 후련하던지!
토요일엔 결혼한 친구가 신랑이 출장갔다며 초대했다. 위의 사진은 "돈 버는 직업인은 꼭 챙기는 필수품"이랄까. ㅎㅎ 유니네 집에는 홍삼이 있었는데 이 집은... ㅎㅎ 모두들 이만큼은 아니어도 비타민은 챙깁시다. 먹을 걸 통해서든 알약을 통해서든.
그리고 내일도 힘내서 일할게요 :)

by kisa | 2009/11/15 23:59 | I am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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